전쟁 속 기적을 그려낸 감독과 배우들
영화 언브로큰(unbroken)은 그 뜻을 직역하자면 '부러지지 않는' 또는 '깨어진 적이 없는'이라는 뜻이다.
영화의 제목이 언브로큰인 이유가 아마도 거친 전쟁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낸 주인공의 인생을 그대로 표현해주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언브로큰은 2015년 7월에 개봉했다. 장르는 액션, 전쟁 드라마로 분류된다.
배급은 유니버설 픽쳐스 인터내셔널 코리아이며, 러닝타임은 137분으로 2시간을 넘긴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감상하게 되었는데 영화의 감독을 보고 놀랐다.
바로 액션까지 시원하게 소화해내는 할리우드 대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연출을 맡았다.
출연진은 내 기준으로 낯익은 얼굴은 없었는데 주연과 조연급 모두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한 배우들이었다.
주연 루이 잠페리니 역을 맡은 잭 오코넬은 리틀 피쉬와 정글랜드라는 작품에 출연했었고, 필 역을 맡은 도널 글리슨은 피터 래빗 2와 파 프롬 가든 등에 출연했다. 그 외에도 핀 위트록, 알렉스 러셀, 제이 코트니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의 배경이 세계 2차 대전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 당시 일본군과 미군 포로에 대한 내용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영화가 개봉하던 당시 일본의 극우단체들의 반대가 대단히 심했다고 한다.
19세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 전쟁의 한가운데에 놓이다.
영화 브로큰의 주인공은 루이 잠페리니라는 인물이다.
가족이 모두 미국으로 건너온 이탈리아 이주민으로,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루이는 학교에서 늘 왕따, 괴롭힘을 당한다.
함께 할 친구가 없는 루이는 늘 혼자 몰래 숨어서 술과 담배를 즐긴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에서도 말썽쟁이로 유명한 인물이다.
늘 반항아의 모습으로 지내는 루이에게 그래도 믿고 힘이 되는 존재가 있다. 바로 그의 형이다.
형은 언제나 루이를 믿어주고 응원을 해주는 든든한 조력자이다.
늘 겉돌던 루이가 형의 권유로 운명처럼 육상이라는 운동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형은 루이에게 "견딜 수 있으면 해낼 수 있어"라는 말로 응원하는데, 형이 루이에게 해준 이 말이 훗날 지옥 같은 전쟁 속 삶을 살아가는 루이에게 그 고통을 참고 견뎌낼 수 있게 한 큰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자신을 믿어준 형의 응원이 있어서일까?
루이는 19세라는 어린 나이에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이 된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베를린 올림픽에도 출전을 하게 된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TV로 올림필을 중계하지 못하고 라디오를 통해 중계가 되었는데 루이가 출전한 5천 미터 달리기 중계를 들으며 두 손 모아 기도하면서 경기 결과를 기다리는 가족의 모습에 나도 저절로 두 손이 모으며 긴장하기도 했다.
루이는 경기에서 미국 최고의 선수마저 앞질러 전 세계를 놀라게 하며 주목받는 선수가 되고,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꿈에 부풀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한다.
루이는 공군으로 입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쟁 속에서도 루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멈추지 않고 혼자서 계속 훈련을 하며 선수로의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중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출동한 부대원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루이와 동료 몇이 이들을 찾기 위한 구조작전에 투입이 된다.
루이와 동료들은 실종 부대원을 찾기 위해 낡은 전투기를 타고 태평양으로 향하는데 기체가 낡은 까닭에 곧 엔진 고장으로 이 전투기마저 태평양에 추락을 하게 된다.
전투기에 타고 있던 동료 몇은 이미 목숨을 잃었고, 루이를 포함해 3명만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겨우 목숨을 건진 3명은 작은 고무보트 2대에 의지해서 드넓은 태평양에 표류를 하게 되는데, 식량과 물도 넉넉지 않은 상태에서 살아남기는 정말 너무너무 어려웠다.
그들이 가진 것은 고작 물 1병과 초콜릿 하나가 전부였는데, 이들은 언제 구조될지도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정신을 놓지 않으려 서로를 다독이고 물고기와 상어를 잡아먹어가며 장장 47일간을 살아서 버티게 된다.
그 넓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태풍과 뜨거운 햇빛 그리고 배고픔,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견딘 47일이 이들에게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까?
표류 중 안타깝게도 한 친구는 목숨을 잃게 된다.
그렇게 남은 루이와 친구는 다행히도 군함에 발견되어 목숨을 건지지만 그 군함은 안타깝게도 일본군의 군함이었다.
목숨은 건졌지만, 루이는 일본군의 포로가 되고 일본군은 루이를 통해 미군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 온갖 만행과 고초를 겪게 한다.
루이가 수용되어있는 수용소의 소장 와타나베는 유독 루이를 괴롭힌다.
악랄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루이를 괴롭히지만 루이는 절대 굽히지 않았다.
다행일까?
와타나베 소장이 다른 수용소로 떠나게 되고, 전쟁도 일본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어갔다.
불리해진 일본군은 미군 포로들을 미군이 찾을 수 없는 외진 지역의 탄광으로 모두 이동시키는데 루이의 삶은 왜 이리 운이 없을까?
새롭게 이동한 탄광의 소장이 얼마 전 루이를 괴롭히던 와타나베 소장이다.
와타나베는 이곳에서도 역시 루이를 죽을 정도로 괴롭히고, 루이 또한 그 괴롭힘에 맞서 꿋꿋하게 견뎌낸다.
850일간의 긴 포로수용소의 생활은 전쟁이 끝나면서 막을 내리고, 지옥 같은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루이도 곧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루이 잠페리니는 전쟁, 전쟁 속에서 자신을 괴롭힌 일본 이 모든 상황을 용서했다고 한다.
인생 속에는 힘든 일이 참 많다.
하지만 주인공 루이가 겪은 일들은 그저 힘든 일이라고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어떻게 그러한 고통을 겪고도 그 모든 상황을 용서할 수 있었을까?
삶 자체가 전쟁과 같았던 루이 잠페리니의 힘든 삶의 여정은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고난이 찾아왔을 때, 이 고난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이 영화가 아마도 작은 지표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