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TV 리모컨을 돌리면 많은 영화 재방송을 만나게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영화는 주로 개봉 당시 극장에서 여러 번 보는 편이고, 상영중이 아닌 작품의 경우는 아주아주 마음에 드는 영화만 다시 보는 편인데 유독 TV를 통해 재방송도 여러번 보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그게 바로 오늘 이야기할 타이타닉이다.
타이타닉은 이상하게도 보고 또 봐도 계속 보게 된다. 내가 굳이 찾아서 다시 보지 않고, 리모컨을 돌리다 중간쯤에 보더라도 집중해서 보게 되는 이상한 작품이다.
왜 그럴까? 아직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유독 타이타닉은 나의 집중력을 상승시키는 작품이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누구나?
주인공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도박으로 운이 좋게 배가 출발하기 단 몇 분 전에 타이타닉호의 3등석 자리표를 얻게 된다. 친구와 함께 미국으로 향하는 타이타닉호에 승선하게 된 잭!
그리고 로즈(케이트 윈슬렛)는 사교적인 어머니와 함께 타이타닉호의 1등석에 승선하는데 그녀는 어머니의 강요로 귀족 집안의 아들 칼(빌리 제인)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타이타닉호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승선했는데, 로즈가 있는 1등선에는 엄격한 규율과 예절을 중요시하는 상류사회 사람들이 제각각의 부를 자랑하며 여유를 즐기고 있고, 잭이 타고 있는 3등석 사람들은 가진 것이 없는 천한 신분의 사람들이지만 그들만의 공간에서 음악과 춤을 즐기는 등 각자의 자리에서 타이타닉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로즈는 밝고 쾌활한 성격의 소녀인데, 규율과 예절로 꽁꽁 묶인 상류사회가 숨이 막힌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정략적으로 결혼해야 한다는 사실이 비관적이다. 그녀는 캄캄한 밤 배 위에 올라 자살을 택하지만, 이 모습을 우연히 발견한 잭이 로즈를 극적으로 구출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자신과 너무도 다른 모습의 잭이 좋지 않으면서도 로즈는 그에게 자꾸 끌리게 된다.
로즈를 구한 잭은 로즈의 초대로 상류층 사회의 식사에 초대되고, 가식적이고 불편한 귀족들의 식사 자리에서도 잭은 재치를 뽐내게 된다. 잭은 로즈를 자신이 묵는 3등석의 파티장에 데려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자유롭고, 가식 없는 잭의 모습에 로즈는 숨통이 트이는 것을 느끼며 점점 그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에 빠진 잭과 로즈는 로즈의 제안으로 결혼 예물인 고가의 목걸이만 목에 걸친 채 나체화를 그려주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순탄하게 항해를 하던 타이타닉호는 그러나 곧 빙하에 부딪혀 침몰할 위기에 몰리게 된다.
목숨을 걸고 타이타닉에서 탈출해야 하는 두 사람은 안타깝지만, 함께 탈출하지 못하고 로즈만 구출이 된 채 잭은 깊은 바닷속으로 잠겨 목숨을 잃게 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구조로 전개가 되는데, 위에 언급한 스토리는 백발의 노인이 된 로즈가 나체화를 그렸을 당시 착용했던 고가의 목걸이를 찾으며 과거를 회상하면서 떠올리는 이야기이다.
운명처럼 만난 잭과의 단 며칠간의 사랑을 평생 간직한 채 백발이 된 로즈의 모습에서 평생을 간직하고 살 만큼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날 수 있는 걸까? 궁금했다. 만남과 헤어짐이 쉬운 요즘과 비교하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볼 때마다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건 아닐까 싶다.
남녀 간의 사랑과 인간적인 사랑 모두를 느낄 수 있었던 타이타닉
타이타닉은 분명 멜로 영화지만, 타이타닉이 침몰하기 시작하면서 보여준 장면들은 남녀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 그리고 인간적인 사랑도 잘 표현해 주었다.
배가 침몰하면서 1등석 사람들은 가장 먼저 구명정을 타고 배를 탈출하고, 1등석이 아닌 그 외 2등석과 3등석의 사람들은 대부분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하는데 여기서 많은 사람들의 대조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을 구하러 가자는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하는 선원과 귀족들의 이기적인 모습과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돈과 아이의 생명까지 이용하는 비겁한 약혼자 칼의 모습, 그와는 대조적으로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도 서로에게 의지한 채 침대 위에 누워있던 노부부, 미처 탈출하지 못한 잠든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던 어머니의 가슴 아픈 모습, 자신들의 탈출은 포기한 채 마지막까지 바이올린 연주를 멈추지 않았던 연주자들의 모습...
누군가의 이기적인 모습과 또 누군가의 숭고한 희생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고 아려왔다.
실제 이런 재난이 닥치면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심리적인 부분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이런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으로 인해서 잭과 로즈 두 사람의 상황이 더 안타깝게 느껴진 건 아닐까?
두 사람의 로맨스와 영화의 스케일에 감동한 관객들
타이타닉은 관람객에게는 9.88점, 기자와 평론가들에게는 9.33점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제임스 카메룬이라는 감독부터 이미 로미오와 줄리엣 외의 다양한 영화에서 연기와 미모를 뽐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라는 배우들의 연기도 대단하고, 194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부족 하게 느껴질 정도의 로맨스에서 재난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라인 그리고 거대한 타이타닉호에서 그려지는 볼거리들이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지 않았을까?
실제로 나 자신도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집중해서 봤고, 그렇기 때문에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영화의 감동을 더 크게 만드는 요소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 같다.
셀린 디온이 부른 영화의 ost ‘My heart will go on’이다.
타이타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인 뱃머리에서 두 사람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장면! 그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셀린 디온의 목소리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더 깊은 감동의 바다로 빠뜨렸다.
지금도 어디선가 이 곡이 흘러나오면 그 장면이 떠오르면서 소름이 돋는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다시 관객들의 평점을 간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네이버 영화 평점을 참고했다.)
내가 평가할만한 영화가 아니다. qkst*** 10점
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이 너무 부럽다. 내가 처음 봤을 때의 그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love*** 10점
인생 중 세 시간은 의무적으로 이 영화에 투자해야 한다. psgj*** 10점
당신들이 무념으로 이 영화 평점을 마구 깎아놓아도 이 평점은 단지 수십 개의 나라 중 한나라의 수천만 개 사이트 중 한 사이트의 것을 뿐, 이 영화는 전 세계인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영화일 것이다. zlxl*** 10점
네이버의 관객들 평점을 몇 개만 추려봤지만, 대부분이 영화에 대한 극찬이다. 물론 나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또 이렇게 스케일이 큰, 멜로와 재난을 잘 조화시킨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어딘가에 이런 운명 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잭과 로즈가 또 있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