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Pandora 2016년 개봉
이영화는 드라마, 스릴러로 분류된다. 러닝타임은 136분으로 다소 긴 편에 속한다.
2016년 12월 7일에 개봉했으며 감독은 박정우 감독이다.
감독 박정우는 1990년 정지영 감독의 연출부 막내로 시작해서 조감독, 시나리오 작가로 인지도를 쌓았다. 그리고 2004년 영화 바람의 전설로 감독으로 첫 데뷔를 했다. 특히 그는 시나리오 작가라는 색다른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의 작품의 관객수를 합하면 1천만 관객을 넘어선다. 그가 배출한 작품 중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등이 히트작으로 손꼽힌다.
판도라의 출연진을 보면 재혁역에 김남길, 연주 역에 김주현, 평섭역에 정진영을 포함해 김영애, 문정희, 김대명, 이경영, 강신일 등 연기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
관람객과 네티즌들에게는 8.78과 8.20이라는 낮지 않은 평점을 받은데 비해 기자와 평론가들에게는 5.92라는 다소 낮은 평점을 받았다. 연기 내공이 깊은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로서는 아쉬운 평점이다.
판도라의 줄거리
주인공 재혁은 원전 발전소의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재혁에게는 사랑하는 엄마와 형수님 조카가 있으며, 아직 결혼 전이지만 이미 한 식구나 마찬가지인 여자 친구가 있다. 재혁에게는 꿈이라고 하기보다는 이런 시골을 벗어날 계획이 있는데 바로 배를 탈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만류를 하고 있는 상황...
원전이라는 위험한 공간 때문일까? 재혁은 그저 이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재혁이가 근무하는 발전소에는 동네의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 물론 재혁의 어릴 적 동무들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 발전소에 변화가 생긴다. 바로 기존의 소장 평섭이 본사로 발령이 나고 이곳에는 새로운 책임자가 오게된다. 이 곳의 사정과 발전소 시설에 대해서 잘 아는 평섭이 왜 발령이 난 걸까? 바로 어디에나 있는 비리에 얽힌 이기적인 인간들...
어쩔 수 없이 본사로 이동 중 이 곳에 지진이 발생한다. 원전이 있는 곳에 지진이 발생한다는 건 2차로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평섭은 불길한 느낌을 감지하고 다시 발전소로 되돌아가지만, 이미 책임자의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어떤 권한도 없었다.
정부에서도 이미 원전지역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국무총리는 이 사실을 덮어버리려고만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이 사실을 곧 알게 된다. 지진 사실을 은폐하려는 국무총리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리고 국무총리도 결국 대통령의 뜻을 따라 주민을 대피시키게 된다.
하지만 우려하던 원전의 폭발이 발생하며 원전에 있던 인부들이 피폭되고 크고 작은 인명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이 때 평섭은 일을 수습하려 나서지만 모든 상황이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정부와 대통령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사실대로 국민들에게 발표하면 나라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국무총리, 사실을 말해야 한다는 대통령...
이런 위험한 상황에 동네의 많은 사람들이 원전 안에 있었기에 재혁은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원전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방사능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쓰러지게 된다.
이 발전소 안에는 엄청나게 위험한 요소가 있는데, 이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들어가서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누가 목숨을 걸고 위험 속으로 들어가려 할까?
하지만 곧 재혁과 인부들이 그 위험 속으로 자진해서 들어가게 된다.
영화 판도라에 대한 나의 느낌
영화를 보고 정말 답이 없는 이 나라의 현실과 너무나 똑같은 영화 속 상황에 화가 났다.
왜 모든 고통은 국민이 겪고 그 수습도 국민이 해야 하는 걸까?
이건 지금의 시국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
월촌리 한별 원전 1호기가 영화의 배경이다.
한편에서는 원전 폐쇄를 위치고, 또 한 편에서는 원전 덕에 먹고 산다는, 원전은 절대 안전하다 믿는 순진한 주민들...
원전은 폭발의 위험에 처하고, 정부는 은폐하고 온 나라가 위험에 처할 지경이 되자 뒤늦게 그 수습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나라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어야 하는데, 왜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가족을 지켜야 하는지 국민이 그런 결정을 내릴 때까지 국가는 왜 그렇게 숨기기만 하고 무얼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모든 게 의문투성이이다.
영화 속 원전 사고보다 더 공포스러운 건, 앞으로 그 어떤 국가 재난 사태가 발생되어도 이 영화 속 상황과 별반 다를 게 없을 거라는 것이라는 이 나라의 상황이다. 이미 많은 어린 학생들을 잃었던 일이 있었고, 얼마 전에도 159명의 젊은이를 잃었다. 우린 그 사고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고, 그 어마어마한 사고에 대처하는 무능한 대통령과 정부를 보았다.
많은 국가들이 탈핵을 하는 이 시점에도 우리나라는 오히려 역행해서 원전을 외쳐대는 국가원수를 가지고 있다. 쓰면서도 정말 화가 난다.
영화의 기술적인 면, 배우들의 연기 이런 평가가 필요한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고 생각할 필요가 있는 영화 그러니 이러쿵저러쿵 영화 별점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들에 대해서 알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았다면,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영화 속 국무총리의 모습... 혼란스러운 상황에 어쩌면 그의 대처방법이 옳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정부의 무능함과 안일함을, 그 뻔한 속내를 너무도 많이 경험하고 알아버렸다.
그래서인지 결단을 내려 뒤늦게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영화 속 대통령의 모습도 신선해 보이지는 않은듯하다.
지금은 최소한 저런 모습이라도 보이는 대통령이 없으니 말이다.
멋지게 천국에서 만나자고 들어가서 무섭다고 우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맘이 너무 아팠다.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는 영웅이 아니라서, 저럴 수밖에 없을걸 알기 때문에 더 슬펐다. 저런 상황에 처하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내 목숨을 걸 수 있을까? 그저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필요하다면 그에 합당하게 쓰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국민들이 아는 만큼, 세상은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다. 이 영화도 자백이나 블랙딜같은 사회 고발을 하는 영화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보고 세상을 바꾸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