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용의 출현 감독 확장판으로 돌아온 한산 리덕스
나른한 오후 신나는 영화 한 편이 보고 싶었다. 어떤 영화를 볼까 신중하게 고르던 중 그동안 한산 용의 출현을 보지 못해서 볼 날을 차일피일 미루던 중이라 오늘은 한산 용의 출현을 보기로 하고 집중해서 감상했다.
미리 이야기 하자면,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나서 영화 끝에 제목이 뜨는데 한산 리덕스라고 되어있었다.
감독 확장판이 또 나오나? 하고 찾아보니 용의 출현보다 러닝타임도 21분 길어지고 추가된 장면이 꽤 있다고 했다. 바로 내가 본 영화의 러닝타임을 보니 2시간 30분이었다. 내가 본 것이 바로 한산 리덕스였던 것이다.
용의 출현을 먼저 보고나서 리덕스를 봤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을 텐데 용의 출현을 못 본상태로 리덕스를 봐 버렸으니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한산 리덕스를 보면서 정말 집중하면서 보고, 해상 전투장면도 통쾌함을 느끼며 잘 보았는데 찾아보니 리덕스에는 인물들에 대한 장면과 몇몇 전투씬도 추가된듯하다. 그러니 용의 출현은 추후 시간이 나면 비교하면서 또 봐야겠다.
다른 리뷰들을 보면 이번 리덕스에는 김한민 감독이 권율 장군으로 출연한 장면이 나오고, 육지에서 의병들의 전투씬, 일본 장수 가토의 등장씬등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용의 출현을 먼저 보고 리덕스를 보거나, 궂이 비교가 필요 없다면 리덕스만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번 한산 리덕스에는 쿠키영상도 있다.
분명 등장인물에는 없던 백윤식 배우님이 나오길래 의아했는데, 그 장면이 쿠키영상이었더 것!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바로 이어서 나오기 때문에 쿠키영상인줄 몰랐다.
다음 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의 예고편인듯 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2023년 개봉 예정!
등장하는 인물들도 많고, 그 이름도 우리 이름과 일본어로 복잡해서 외우기도 힘들었지만 일본 장수들로 분장한 배우들을 알아내는 것도 흥미로웠고, 인물들의 심리묘사, 갈등 그리고 웅장한 그래픽이 돋보인 해상 전투씬까지 집중하면서 보다 보니 150분이라는 시간이 나에게는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 그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애국심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장수 아닌가!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려진 이순신 장군은 거대한 풍채와 거친 이미지였다.
영화 명량에서 최민식 배우님이 연기한 이순신과 한산 리덕스에서 박해일 배우님이 연기한 이순신은 분명히 그 캐릭터가 차이가 있다.
그 어떤 모습이더라도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장군의 진심과 뛰어난 전술 능력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인상 깊은 장면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 우리 군에 잡혀온 준사가 이순신 장군에게 이 전쟁이 무엇인지를 묻고, 이순신이 그에 답하는 장면이다.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는 이순신의 답변에 준사는 큰 깨달음을 얻었는지 바로 무릎을 꿇고 투항하게 된다.
부하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앞장선 이순신 장군과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 군사들을 방패막이로 써먹는 일본의 주군의 차이에 마음이 움직였던듯하다.
그리고 또 한 장면은 이순신과 그의 어머니와의 대화 장면이다.
앞으로 있을 전투에 대해 큰 고심에 빠진 아들을 보고 어머니는 묻는다.
장수된 자의 충이 어디를 향해야 하냐고...
이미 많은 백성들이 전쟁을 피해 이순신이 있는 곳으로 계속해서 피난을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어머니의 질문에 이순신은 큰 결심을 한 것 같다.
아마도 이 대화가 그 뒤에 있을 전투의 전술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상 깊은 장면 중 또 하나는 이순신 장군이 홀로 앉아 학익진 전술도를 작성하는 장면이다.
장수 한 명 한 명 그 사람의 특징을 떠올리며 적당한 위치에 배치하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투에 앞서 이런 정교한 작업이 있는 줄 영화를 보고야 알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누가 뭐라 해도 해상 전투씬이 아닐까?
위기의 상황에 나타난 구선(거북선)의 활약!!
이순신 장군도 이야기했듯이 이번 전투에는 구선을 내보내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거북선의 모습을 보니 그저 입이 벌어지고, 짜릿하게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특히 용머리 부분이 들어가는 장면은 최고의 장면이었다.
이미 이 전 전투에서 거북선으로 충돌을 했을 때 적군의 배에 큰 타격을 입히기는 했으나, 큰 용머리가 적군의 배 측면에 걸리는 단점이 발견되었다.
배를 수선하면서 이 부분을 아마도 중점적으로 보완했던 것 같은데, 동료가 건네준 자라의 모습에 큰 힌트를 얻은듯하다.
저 시대에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대단하다!
전투는 군사들이 하지만 그 전투가 있기까지 적진에서 목숨을 내놓고 정보를 빼오는 역할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도움을 준 기생 보름, 적진 깊숙이 오고 가며 목숨을 아끼지 않은 임준영 그리고 수많은 의병들...
지금 저런 상황이 또 발생한다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저렇게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까?